한국가스안전공사는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기술 보유자를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확립하며,
신규 기술 보유자 양성뿐만 아니라 직무 중심의 교육훈련과 경력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25년 가스안전 명장’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그결과, 산업시설진단처 배관진단부 김원재 차장이 제1회 가스명장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가스명장이 되기까지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의 여정을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사진 이도영
김원재 차장은 1996년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입사해 올해로 29년째 근무 중이다. 입사 초기에는 석유화학공장 안전진단 업무를 맡았으며, 이후 공장과 발전소 등 대형 가스시설의 진단검사를 담당했다. 2000년대 초반 매설배관 진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피복손상 탐측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석유화학 및 중공업 분야의 대형시설 진단에 집중했다. 그는 줄곧 배관 진단 분야 한 길을 걸어왔다.
“처음부터 매설배관 진단이 제 적성에 맞았던 것은 아닙니다. 입사 초기에는 무거운 장비를 직접 운반하며 검사를 해야 했는데, 당시 제가 가장 젊었던 탓에 자연스럽게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었지만 점차 깊이 파고들다 보니 국내 기술의 한계를 경험하게 되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기술을 도입하고 다양한 장비를 들여오며 진단 시스템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김원재 차장은 관련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수많은 서적을 구입하고 최신 연구자료를 학습하며 배관 진단기술을 익혔다. 국내외 전문가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해결될 때까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에서 공공기관 소속이라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안정적인 환경 덕분에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공사의 높은 신뢰도로 인해 해외기관과의 협력도 원활히 진행됐어요. 덕분에 배관 진단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김원재 차장은 30여 년 동안 다양한 현장에서 시행 착오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그를 오늘날 ‘가스명장’으로 만든 두 가지 중요한 에피소드가 있다.
첫 번째는 모 발전소에서 발생한 가스 매설배관의 방식전위 복구문제를 해결한 진단이었다. 이전에 여러 차례 진단을 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발전소 측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준공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할 수 있는 검사는 모두 마친 상황이었어요. 몇 군데 굴착할 대상을 선정하고 신중하게 진행했죠. 결국, 제가 선택한 굴착지점에서 소방배관과 연결된 본딩(전기적 연결부) 지점을 발견했고, 그 본딩부를 끊어내자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는 이 굴착지점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추가로 얼마나 더 굴착해야 할지 몰라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두 번째는 조선소에서 발생한 배관 부식과 간섭문제를 해결한 경험이었다. 매설배관은 전기방식 시스템을 통해 극미량의 전기를 공급하여 부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방식전위와 음극방식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 현장에서는 가스 배관의 절연 손상으로 용접 과정에서 발생한 누설전류가 가스 배관으로 유입되며 배관의 부식과 가스누출 위험이 커진 상황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지상 연결부에 대한 절연조사와 간섭조사를 포함한 검사를 진행했다. 또한, 가스 배관 절연조치를 위해 공장 가동중단을 통한 배관보수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막대한 손실을 우려한 공장 가동중단과 제한된 시간 내 배관보수 작업 속에서도 그는 신속한 진단과 조치를 통해 위기를 넘겼다.
“밤낮없이 조사하고 검사하며 진단을 함께한 동료들이 없었다면 결코 해결할 수 없었을 겁니다.” 김원재 차장은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금이야 담담히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막중한 책임이었다. 그는 끝까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어려움을 극복한 동료들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동료들은 저를 가장 빛나게 해 준 부모님 같은 존재입니다. 회사 덕분에 능력 이상의 기회를 얻었고, 매설배관 진단 같은 중요한 업무를 맡으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경험은 매설배관 진단 업무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김원재 차장은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쌓아온 기술을 체계화하고, 이를 동료 및 후배들과 나누고 전수하기 위해 제1회 가스명장 선발에 도전했다. 이 과정에서 배관진단부 홍승택 부장을 비롯한 부서원들의 전폭적인 지원과 도움이 큰 힘이 됐다.
“29년 동안 쌓아온 경력 중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아낌없이 도와준 부장님과 부서원들, 그리고 묵묵히 제 곁을 지켜준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느꼈어요. 특히 사장님께서 보내주신 축하 화분은 아내와 가족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죠. 처음엔 기쁨만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명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졌지만,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임하고자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든 기술 보유자로서의 전문성, 후배들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과정을 체계화한 점, 그리고 다양한 현장 경험과 해외 진단 사례를 통해 얻은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한 점이 가스명장으로 선발된 주요 요인이 아닐까라고 평가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김원재 차장이 명장 신청서에 쓴 타이틀이다. 그는 매설배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 바로 배관설치 시 관리가 잘못될 경우, 수십억이 소요되는 첨단 검사 장비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과 배관 운영업체가 적극적으로 배관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철저히 운영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는 선진국들이 이미 관리체계 개선과 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하며, 우리나라도 노후 배관 문제를 겪기 전에 해외의 우수한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자발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법과 기준을 넘어 배관 운영업체들이 해외 기준을 참고하고 좋은 사례들을 자율적으로 도입하여 배관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장으로서 기꺼이 앞장서 나갈 김원재 차장이다.
김원재 차장은 앞으로 가스명장으로서 세 가지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보유 기술을 전파하고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한 동종 업계에는 배관 관련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분들을 위한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전파하고 싶습니다.”라며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안전관리 수준 향상을 위한 기술지원이다. 그는 “매설배관은 단순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위치하며 우리 몸의 혈관처럼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전기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배관 건전성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사내외에 기술지원을 제공해 보다 안전한 관리체계를 정착시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선진제도와 기술 연구를 통한 업계 지원이다. “해외에서는 노후배관 사고 이후 많은 비용을 들여 관리 기준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노후배관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선진국의 우수한 관리체계를 연구하고 도입한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앞장서 연구하고 국내 업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힘쓰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원재 차장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가스안전 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명장으로서 새로운 책임을 맡게 된 그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낼지 기대가 모인다.